김장독을 땅속에 파묻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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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엄마가 김장을 하시면서, 저에게는 장독대를 파서 묻으라는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덕분에 정말 백만년만에 삽질을 해보았습니다.

김치냉장고가 있기는 하지만, 꽤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고,
부모님은 이런 방식을 좋아하시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뭐 그냥 시키시는데로 삽질을 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겨울철 땅속 온도는 평균 섭씨 0~-1℃ 정도로,
기온만 적당하면 오랜 시간동안 맛있는 김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나마 날이 좀 풀려서 잘 파졌는데,
날이 추워서 땅이 굳었으면 더욱 고생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암튼 1시간에 걸쳐서 겨우 2개가 들어갈 장독대를 팠습니다.



근데 구멍이 맞나 안맞나 장독을 넣었다가 뺐다가 하다가 보니,
어느순간 장독이 깨져있네요....T_T;;




일당은 청구하는 것은 고사하고, 손해배상값이 더 나올듯 합니다...T_T;;

그래도 어머니가 왜 그 비싼 장독을 깼냐고 잔소리를 했다면, 나도 안한다고 땡깡을 부렸을텐데,
뭐 깨진거 어쩌겠나고 하시니 더욱 죄송할 따름입니다...-_-;;




그래도 여분 장독이 있어서, 그것으로 김장준비를 마무리했습니다.

어릴적에는 아버지가 장독을 묻고, 그저 옆에서만 구경을 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제가 장독을 묻고, 아버지는 구경이나 하시고 있는데...

그런 책임을 제가 가지게 되었다는것이 싫다는것이 아니라, 왠지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하더군요...

뭐 그래도 김장독을 묻고, 김장김치에 돼지고기를 싸서 식구가 함께 먹으니 기분은 상쾌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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