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는 꼭 피노키오가 떠오르는 대단한 상상력의 작품이였고,
두번째 이야기는 몽환적인 느낌의 환타지 같은 느낌의 작품...
그리고 마지막의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집에서 11년동안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남자 히키코모리가 꼭 려원을 닮은 듯한 귀여운 피자 배달부 아가씨를 짝사랑하게 되는데, 그녀가 자기처럼 히키코모리가 되었다는 소식에 그녀를 만나러 가서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스토리도 참신하지만, 그 전개과정이나 연출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흔들린다는 그녀의 마지막 대사는 우리말로야 중의적인 의미이지만, 일본말도 그러려나?
무엇보다도 그가 그녀에게 집밖으로 나오라는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나에게... 말하는것처럼 들렸다면... 나만의 착각인가?
개봉 2008년 10월 23일
감독 미셸 공드리 , 레오 까락스 , 봉준호
출연 카가와 테루유키 , 아오이 유우
상영시간 110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옴니버스
제작국가 한국, 프랑스, 일본
제작년도 2008년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2008tokyo
한국/프랑스/일본 합작영화 (봉준호 감독, 미셸 공드리 감독, 레오 까락스 감독)
봉준호 <흔들리는 도쿄>
피자배달원을 사랑하게 된 히키코모리
11년째 집에서만 생활하는
그는 히키코모리이다. 어느 날 가터벨트를 한 피자배달원 소녀를 사랑하게 된 남자는 그녀를 찾기 위해 용기 내어 외출을 감행한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그는 더욱 충격적인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미셸 공드리 <아키라와 히로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싶다
감독지망생 남자친구 아키라를 따라 무작정 도쿄로 상경한 히로코. 곧 자신의 무능력함과 주변의 무관심에 실망하고,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히로코는 자신의 신체에 점점 이상한 변화가 오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레오
까락스 <광인>
맨홀 밑 광인, 도시를 습격하다!
도쿄 시내에 괴물이 출몰했다. 더럽고 기괴한 외모에 하수구에서
신출귀몰하는 이 남자는 도쿄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 도쿄 한복판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남자는 결국 체포되고, 그를 놓고 시민들의 찬반
논란이 뜨거워진다.
<흔들리는 도쿄> by 봉준호
촬영기간: 2007년 8월
22일~9월 13일
로케이션: 도쿄도 스미나미구
# 2007년 8월 22일 <도쿄!> 프로젝트 중 첫 번째로 봉준호
감독 팀이 크랭크인했다.
원래 사원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는 2층 가옥을 개량해서 주인공의 ‘히키코모리 방’이 만들어졌다.
“세계가
주목하는 배우 송강호와 일을 하고 있는 감독이라니, 역시 긴장하게 되네요.”라며 [보통 이하의 더러운 차림]이라는 히키코모리 의상으로 현장에
나타난 카가와 테루유키. 첫 컷은 화장실 씬이다. 통역을 통해 무언가 말을 하는 봉감독과 카가와.
“카가와 씨, 리허설을
좋아합니까?”
“아니요, 좋아하거나 싫어하지도 않는데요...”
“그럼, 바로 본 촬영 들어가죠!”
“뭐라구요?”라고 하는
듯한 긴장감이 현장에 돈다. 이렇게 봉준호 감독의 <흔들리는 도쿄> 촬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아오이 유우의 첫 컷도 당연히 리허설
없이 이루어졌다.
# 페트병, 두루말이 휴지, 전구, 컵라면 등 살기 위한 원초적인 것들로 쌓여져 ‘요새화’된
실내.
<흔들리는 도쿄>의 중요한 거점이 되는 히키코모리의 방에는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과 같이
변형된 이상함과 절묘한 리얼리티가 공존하고 있다.
책장이나 수납장 안에까지 가득 쌓여있는 빈 피자상자와 도시락 케이스, 주인공이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인 방대한 책들도 트럭 몇 대 분의 고서가 옮겨져 왔을 정도로 봉감독은 미술에 굉장히 신경 썼다.
바깥 세계로
열려진 단 하나의 통로인 현관도 실은 이 건물의 뒷문을 개조하여 만들어졌다. 본래 정원이었던 장소에 아스팔트를 깔고 도로를 만들었으며 그 주위엔
태양광의 효과를 낼 조명을 세팅했다. 조명은 주인공이 용기를 내어 집 밖으로 나올 때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빛나는 태양빛을 주도면밀하게 생각해
설치한 것이다. 8월 하순 도쿄는 태풍 때문에 쨍쨍한 태양빛을 기다리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봉감독은 그런 디테일한 작업에 있어서는
한치의 타협도 없었다.
# 최고 36도를 기록하는 야외 촬영에서도 봉감독은 이마의 땀을 자주 닦으며, 치밀한 연출을
해나간다.
원래 만화가를 지망하기도 했었던 그의 콘티는 세밀한 부분까지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다. 배우의 대한 디렉션도 섬세하다.
“금붕어처럼 부탁드립니다”
“거기서는 나사가 2개 빠진 것처럼”
“좀 더 변태스럽게 해주세요”
“2초 늦게, 5센치
오른쪽으로”
“마음의 움직임을 소리로 해주세요”
이와 같은 봉감독의 대사는 촬영 내내 이어졌으며 팔을 드는 높이, 머리카락의
움직임, 그 머리카락 끝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지만 유하게 지시했다. 이런 봉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배우들은 물론이고 현장의
스탭들까지 당황스럽게 만들기 일쑤였다고.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일본 현장에서도 그 디테일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 봉준호 감독의 일본어 실력은 날로 늘었다. 촬영 종반에는 간단한 지시는 직접 했다. 그는 첫 컷을 제외하고는 리허설
후 본 촬영에 들어갔으며, 배우들과 모니터 앞에서 충분한 얘기를 나눴다.
배우들은 봉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니터를 보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어서 매우 수월했다” _ 아오이 유우
“OK인지 OK가 아닌지의
기준으로 영화를 찍지 않는다” _ 카가와 테루유키
# 주인공이 밖으로 나오자, 도쿄 거리에 사람이 없다. 그리고 커다란 지진이
일어난다.
이 아이디어는 모두 봉감독이 직접 체험한 것이다. 사람 하나 없는 도쿄 거리의 이미지는 나카노 마사타카 사진집 ‘TOKYO
NOBODY’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흔들리는 도쿄> 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작품에서 공통하는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동거’는
실제 체험을 부풀려 나가는 봉감독만의 발상법에 의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키라와 히로코> by 미셸
공드리
촬영기간: 2007년 10월 23일~11월 13일
로케이션: 긴자, 시오도메, 신바시
# 2007년 10월
23일 스타트한 <아키라와 히로코>의 촬영은 처음엔 혼선을 빚은 것처럼 보였다.
“사전에 결정하고 싶지 않다”는 미셸 공드리의
스타일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일본에서는 보통 테스트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어디에서 누가 무엇을 말한다” 정도는 사전에 확인해왔다. 그러나
공드리는 “배우의 즉흥에 맡긴다”라고 하여 준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일단 카메라를 돌리고, 배우들은 연기를 시작한다. 씬이
끝나서 당연하게 카메라를 멈추면.
“왜 카메라를 멈춥니까? 누가 컷트하라고 말했습니까?” 감독의 거친 음성이 날아온다.
카메라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필름을 소비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위해 준비된 필름의 길이는 약 20,000피트 분. 그런데 촬영 첫날,
그것도 2씬 만으로 이미 8,000피트 분을 써버린 것이다.
# 촬영 이틀째.. 현장의 긴장감은 절정에 이르고 있었다. 필름은 당초
예상을 훨씬 넘는 기세로 돌아가고, 감독은 변함없이 테스트를 하려 하지 않는다.
촬영 3일째.. 싱글벙글하지만 수면부족인 얼굴 상태로
현장에 나타난 미셸 공드리.
이틀간의 촬영으로 감독의 스타일을 파악한 배우와 스탭들. 점차 순탄한 촬영현장, 그리고 미셸 공드리도 본래의
좋은 성격과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스타일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 아키라 역의 카세 료는 미셸 공드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의 동심을 간직한 채로 성인이 되어버린 듯, 아주 귀여운 사람이다”
<이터널 선샤인><수면의
과학>에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와 참신한 비쥬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그는 이번 영화에도 그 재능을 발휘했다. 특히, 미술에 관해서는 준비
단계부터 꼼꼼함을 발휘했다.
“어쨌거나 좁고 뒤죽박죽인 방으로 하고 싶다” 아키라와 히로코가 신세를 지게 되는 원룸에 대한 감독의
요청이었다. 그리고 스튜디오에는 화려하지 않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방이 세팅되었다.
세트를 보자마자 공드리는 최고의 세트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단번에 OK 했다. 그리고 그는 한 번에 맘에 들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 날씨가 좋아서인지 촬영도 순조로웠다.
한층 친해진 현장에서 미셸 공드리는 시종일관 농담을 던지는 모습이었다. 막 배운 일본어를 남발하며, 좋아라 하는 공드리. “차, 지나갑니다”에서
시작한 일본어는 촬영 막바지엔 “여태까지 촬영 중 최고의 스탭과 캐스트였어”로 바뀌었다.
공드리는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일본인밖에
없었던 촬영현장에서 어떤 위화감도 없이 완전히 녹아들고 있었다.
<광인> by 레오
까락스
촬영기간: 2007년 11월 11일~12월 1일
로케이션: 시부야, 긴자
# 레오 까락스라고 하면 지금까지
많은 전설을 남긴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 중 한 명이다. 그래서인지 정열적이고, 거친 스타일을 상상했던 스탭들은 그를 보고 놀랐다.
부드러운 말투의 소유자인 그는 현장에서 언성을 높이는 일조차 거의 없을 정도로 온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레오
까락스는 ‘앙팡테리블’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 <광인> 촬영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시부야와 긴자 두 곳에서
이루어진 촬영이었다.
11월 11일 첫 촬영은 시부야 역 남쪽 출구 육교를 무대로 한밤 씬. 주인공 메르드 역의 드니 라방과 엑스트라들을
육교 위로 올리고 그 모습을 카메라가 쫓는다. 11월 19일 긴자 중앙대로에서의 촬영도 스릴 있게 전개되었다. 평일 오전 중, 쇼핑객으로 넘치는
긴자의 번화가를 하수도 광인이 무서운 스피드로 돌진한다.
많은 엑스트라가 출연하는 이 장면을 위해 세심한 리허설이 반복되었다. 카메라가
돌자, 감독과 촬영감독 그리고 배우의 동작은 실로 솜씨 좋고 선명했다.
# 드니 라방은 16년 만에 레오 까락스와 다시 만났다.
오랜만이지만 이들은 척척 호흡을 맞춰 나갔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에서 <퐁네프의 연인들>까지 레오 까락스의
페르소나 드니 라방, 이들의 관계는 한눈에 보기에도 완벽한 파트너쉽을 느끼게 했다.
첫날 촬영에서 드니 라방이 긴장한 탓인지,
힘차게 달려나가는 그의 모습을 카메라가 놓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자 레오 까락스의 친근한 한 마디.
“그러니까 쟤는 짐승이라고
했잖아.” 이내 현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 일본영화에도 조예가 깊은 레오 까락스는 <광인>에서 일본영화에의 애정을
도처에 나타내고 있다.
주인공 ‘메르드’라는 존재는 고질라의 도시 도쿄를 배경으로 뭘 만들 수 있을까에서 출발해 탄생된
것이다.
또한, 극중 뉴스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자 캐릭터의 이름 ‘다카미네 히데코’는 그가 경애하는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대표작
<부운>의 주인공인 여배우의 이름이다.
# 전설의 레오 까락스 감독이지만, 그는 여전히 지금도 영화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원래 그는 영화에 관한 무언가가 떠오르면 취침 중에도 아이디어를 녹음해둔다고 한다. 그는 <광인>의 현장에서도
어린아이처럼 녹음기에 대고 무언가를 말하곤 했다. 이런 의미에서도 그는 여전히 ‘앙팡테리블’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