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방문의 테크닉

 
[지디넷코리아]사회생활의 대부분을 매출목표를 가지고 일해왔고, 많은 고객 분들을 만나는 일로 보냈다. 인지상정! 인성이 좋은 고객과는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이해관계가 없어진 이후라도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단지, “갑”을 매출의 대상, “을”을 내가 부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졌다면, 비즈니스 생활은 재미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영업을 “거래를 하여도 관계가 깨지지 않는 좋은 친구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어떨까?

한편, 현명한 고객은 “을”과의 관계를 잘 유지한다. “을”은 유용한 업계정보를 제공해주는 첩보원이고, 자신에게 닥쳐올 위험을 경고해 주는 파수꾼이고, 신뢰가 쌓인다면 부하직원의 부조리를 직언하여 사전에 낭패를 피하게 해주는 충신이며, 회사를 옮겨야 할 경우는 대신하여 직장을 잡아주는 헤드헌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아주 친한 고객을 방문할 경우라면 치밀한 전략과 잘 짜여진 순서가 오히려, 거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 만나는 잠재고객이나, 당면한 사업목표 달성을 위한 고객 방문일 경우는 프로와 같은 태도와 스마트한 진행 순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는 마치 맞선을 보는 상대가 나에게 호감을 느껴 “계속 만나고 싶은데!” 라는 생각을 갖도록 매료시키는 것과 같다.

 

아래의 고객방문시의 테크닉은 필자가 선배와 멘토를 통해 학습하고 검증한 실행 항목들이다. 내용을 살피면 이해 안 되는 것이 없고, 간단한 항목이지만 이를 내재화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방문 전에 체크하고, 방문 후에 잘되었는지 확인하는 실행이 시간을 앞당겨 줄 것이다.

 

<준비하기>

 

첫째, 방문 목적과 원하는 결과를 사전에 계획하라. 의외로 영업 초년병들은 방문의 결과로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기대하는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면 방문목적도 없는 것이다. 방문 목적은 자신을 소개하는 일, 가격이나 납기와 같은 구매요건을 확인하는 일, 키맨를 알아내는 일, 예산과 같은 정보를 획득하는 일, 경쟁사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는 일, 제안한 사항에 대한 내부 평가를 청취하는 등 여러 가지가 될 것이다.

 

둘째, 긴장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도록 미리 리허설을 하라. 실제 상황처럼 연출하지는 않더라도 고객방문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대응하는 리허설을 한다면 기대하는 목표 달성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들어가기>

 

첫째, 방문 초기에 본인에 대한 소개와 방문목적을 설명하라. 처음 만나는 고객이라면, 명함을 주었다고 상대가 방문자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고객사가 다른 직제를 가졌을 경우에는 자신이 소속한 부서와 자신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방문목적을 설명하여 상대 고객이 적절한 방문대상인지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라포(Rapport)를 통해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고 본론으로 들어가라. 라포는 서로간에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깨는 “아이스브레이킹”이라 불리기도 한다. 최근의 신문기사, 날씨,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로 대화를 부드럽게 시작함이 좋다. 사전에 고객의 취미생활과 성장 배경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에 고객의 프로파일이 노출되어 있을 경우, 이를 코멘트하면 대개의 고객은 호감을 느끼지만, 평사원의 경우 너무 자세한 코멘트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유의하여야 한다.

 

셋째, 소요되는 시간을 이야기 하고 사전에 고객의 동의를 받고 시작하라. 이러한 접근은 소요시간 동안 고객이 다른 핑계를 대고 장소를 떠나거나, 방문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프로다움을 보여주는 실행항목이며, 많은 영업 사원들이 잘 하지 못하는 일이다.

 

<의사소통>

 

첫째, 가능한 열린 질문을 많이 활용하고, 구체적질문과 연결하라. 열린질문은 고객이 속내를 많이 말하도록 유도한다! “이번 사업의 구매요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라는 형태로 구체적 열린 질문이 정보습득에 유용한 질문이 된다. 그렇다고, 예/아니오 형태의 닫힌 질문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다. 사안의 명확한 확인이 필요할 경우에 한정하여 적절히 닫힌 질문을 할 수 있다.

 

둘째, 고객에게 많이 말하려는 태도보다는 고객의 의견을 경청하라. 하수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자사의 제품 선전만 하고, 득의만만 고객 사무실을 나온다. 상관이 어땠는지 물어보면, “아주 잘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객에 대하여 무엇을 알고 왔는가 하고 물으면, “예산이 있는지, 키맨은 누구인지, 언제까지 완료되어야 하는지, 어떤 경쟁업체와 접촉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아낸 것이 없다.

 

셋째, 고객과의 Eye Contact을 계속적으로 유지 하라. 고객이 말하는 동안 시선을 맞추는 것은 이야기를 내가 경청한다는 메시지이다. 고객을 바라보는 시선을 마치 애인을 보는 눈빛으로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도 내게 호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눈을 통한 의사소통은 언어를 통하는 의사소통보다 열배는 강력하다. 상대가 이성이라면 인중을 바라보는 것을 권하는 분도 있다.

 

넷째, 고객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이끌고 항상 동의하는 태도를 가져라. 고객이 주장하는 이야기를 존중하고, 머리를 끄덕이면서 동의하는 태도는 고객을 내편으로 만든다. 고객과 논리적으로 논쟁하고, 고객의 생각을 바꾸려 설득하려는 사람은 고객에게 제품을 팔 수 없다. 생각을 바꾸도록 강요하지 말고, 인정하고 그에 맞추어 제안하는 것이 팔 수 있는 길이다.

 

다섯째, 고객의 말을 끊지 말고 고객의 말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라. 고객이 말하는 중간에 끼어 들어 맥을 끊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듣고 키 메시지를 메모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싫어할 고객이 없다. 고객 자신도 자신이 말이 많음을 알고 있다. 자신도 습관을 어쩌지 못하고 말을 많이 했는데, 방문한 영업사원이 말을 자르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듣고 맞장구 쳐주었다는 것을 그들도 인지하고 고마워 할 것이다. 특히, 높은 직위의 외로운 고객일수록 이러한 접근은 좋은 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여섯째, 고객의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를 민감하게 관찰하라. 상대가 현재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예의상 듣는 척하는지, 따분해 하는지, 공감하는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미팅의 방향을 융통성 있게 변경하여야 한다.

 

<제안>

 

첫째, 결론->본론->결론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라. 비즈니스 문서에 서론은 없다. 제안을 할 때는 결론부터 말해야 한다. 제안 문서의 Executive Summary 와 같이 소위 “가치제언(Value Proposition)”형태로 고객 과제의 원인, 대안, 효과, 투자요건 등을 간결히 먼저 설명하고, 상대가 듣기를 요청하도록 유도하여 본론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것이 시간을 줄이고,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의사소통 방법이다.

 

둘째, 제안을 할 경우는 구조화하여 전달하고, 고객관점의 솔루션가치를 강조하라. 제안하는 메시지를 시각화하고 구조화하여, 단계별 접근이나 성과측정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뭉뚱그리는 것보다는 나누어 접근하는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 더욱 실현가능하고, 우선순위를 고객에게 넘겨 의사결정을 용이하게 한다.

 

셋째, FFAB(Feature-Function-Advantage-Benefit) 혹은 RFB(Requirement-Function-Benefit)의 논리적 설득을 하라. 고객사의 정보가 부족하여, 판매상품의 장점을 먼저 부각해야 할 경우는 FFAB식으로, 고객사의 구매요건을 도출할 수 있을 경우는 RFB라는 형태로 구매요건을 당사의 제품이 어떻게 충족하고, 이를 사용 함으로서 어떤 효과를 보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투자효과에 관한 What-if 식 질문에 대하여 고객사의 실무자가 재무적 숫자로 예측해 주었다면, 제안은 강력한 메시지를 가질 수 있다. 고객은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질문대응>

첫째, 고객이 질문을 해올 경우 다시 한번 질문을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라. 이것 역시 프로다움을 보여주는 테크닉이다. 고객의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은 바람직 하지 않다. 때로 답변자가 엉뚱한 대답을 함으로서 자신의 센스 없음을 노출하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질문을 재구성하여 “~라는 질문입니까”라고 반문하게 되면, 고객 질문의 정확한 뜻을 확인할 수도 있고, 답변을 생각하는 시간을 벌 수도 있다.

 

둘째, 고객의 곤란한 질문에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 질문을 하라. 위험도가 높은 프로젝트를 담보하기 위하여, 경쟁사가 제기한 험담에 근거하여 때로 고객은 답변이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이런 경우 영업사원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하여, 거짓말 혹은 과대한 약속을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곤란한 질문은 “왜 그러한 생각을 가지시게 되었는지?” 재차 반문하여 근본적인 이유를 확인하고 대응하여야 한다. 정보가 부족하거나 판단이 어려운 질문 내용은 시간을 벌어 추후 답변토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반론대응>

 

첫째, 제품 할인과 무상지원을 요청할 경우는 즉시 수용하지 말고, 솔루션의 부가가치를 Selling하고 장기적 대안을 제시하라. 소비자에게 “판매자들의 경쟁은 항상 좋은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 고객에게 공급자들 간에 무한적으로 경쟁토록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급자들과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이들과 지속적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것이 한 기업의 건강한 생태계 유지에 긴요하다. 구입 제품에 유관한 단기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에 비해 공급자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폭넓은 이점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이면 계약(각서)을 쓰지 마라. 이면계약이란 본 계약에 포함할 수 없는 공급자의 약속을 별도계약으로 체결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의 승인이 없이 이면계약을 영업사원이 사인을 하였더라도 이는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적인 분쟁이 많을 수 밖에 없고, 영업사원 개인에게도 경력상 심각한 오점을 남길 수 있다. 매출목표가 아쉽더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부득이 해야 한다면, 최소한 영업 부서장이 하는 것이 맞고, 그가 고사한다면 당신도 해서는 안 된다.

 

셋째, 경쟁사의 이름은 이니셜(Initial)을 사용하고, 경쟁정보는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라. 영업사원이 고객 앞에서 경쟁사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영업 활동시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에도 적정한 상도가 있다.

 

온전한 이름대신 “A사”라고 말하는 것이 좋고, 뉴스매체의 기사등과 같은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자사의 장점을 부각시키지는 않고, 상대만 헐뜯는 모습을 고객 역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경쟁사의 영업사원에 비하여 경쟁사를 존중하는 당신의 태도는 귀하를 바라보는 고객의 시각을 높여 줄 수 있다.

 

<마치기>

 

첫째, 끝내기 전에 고객과 합의된 내용을 재확인하고, 다음 스케줄을 잡아라. 삼십분 또는 1시간 남짓 고객과 이야기를 했다면, 논의된 비즈니스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고, “제가 놓친 것이 있는지요?”라고 고객에게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당장 다음단계의 실행일정을 잡지 못했을 경우라도, 다음에 방문할 스케쥴을 잡고 미팅을 마쳐야 업무의 계속성이 유지될 것이다.

 

둘째, 클로징(Closing) 코멘트를 고객에게 넘겨, 가치 있는 내부 정보도 획득하라. 질문을 잘 했더라면 이야기 해 줄 수도 있는 유용한 정보를 고객은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또는, 당신의 프로다운 모습과 예의 바르고 성실한 태도에 감복하여 “오프.더.레코드”로 조용히 전달할 정보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첩을 덥고 두손을 모으고 “기록하지 않겠습니다. 혹시 저에게 해주실 귀중한 말씀이 있다면 청해 듣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보도록 해라! 고객사의 임박한 조직변동이나, 신규 프로젝트 그리고 경쟁사의 제안가격과 같은 정말 귀중한 정보를 들을 수도 있다.

 

상기와 같은 훈련이 없어도 운좋게 한해, 두해 좋은 성과를 내는 영업사원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10년 20년 동안 성공적인 비즈니스맨의 경력은 “과학”이다.@

 

[필자소개]
정보관리기술사, 미국공인회계사, 현재 국내 1호 대학 자회사인 트란소노 대표이사로서 IBM, 안철수연구소 상무, 안랩코코넛 대표이사로 다년간 IT 산업에 종사하여 왔다. 블로그(blog.daum.net/ilovedominic)

트랙백 주소 : http://www.zdnet.co.kr/Reply/trackback.aspx?key=20100406172605

http://www.zdnet.co.kr/Contents/2010/04/06/zdnet20100406172605.htm